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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혈질 kt 데스파이네의 침착한 역투…"뭔가 보여주고 싶었다"(종합)
      관리자 2023.12.27 15:41

    정규시즌서 종종 평정심 무너졌던 데스파이네, KS 중압감 이겨내고 호투

    kt의 데스파이네 달래기 프로젝트, 대성공

    kt, KS 3차전 선발 데스파이네
    kt, KS 3차전 선발 데스파이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3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말 kt 선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역투하고 있다. 2021.11.17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의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는 자기주장이 강한 선수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밝힌다.

    그의 성격은 경기 중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이목을 끈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6월 12일 한화 이글스와 경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데스파이네는 투구 중 벤치에 있던 통역을 불러낸 뒤 베테랑 포수 허도환에게 사인을 빨리 달라고 요구했다.

    경기 중 투수가 포수의 사인 내는 속도에 관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건 이례적인 일이다.

    7월 4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그는 상대 팀 이용규를 10구 승부 끝에 1루 땅볼로 아웃시킨 뒤 이용규를 향해 고함을 쳤다.

    다혈질인 데스파이네는 화를 참지 못하고 겉으로 표출한 것인데, 이로 인해 양 팀 사이에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질 뻔했다.

    6회말 마운드 내려가는 kt 데스파이네
    6회말 마운드 내려가는 kt 데스파이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3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2사 1, 2루 상황 kt 선발투수 데스파이네가 교체되고 있다. 2021.11.17 [email protected]

    kt 내부에선 데스파이네를 다독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9월 29일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 초반 데스파이네가 흥분한 상태에서 난타를 당하자 그를 교체하지 않고 계속 투구하도록 내버려 두기도 했다. 일종의 기 싸움이었다.

    당시 데스파이네는 2회에만 7개 안타를 내주며 5실점 하는 등 크게 흔들렸지만, 이강철 감독은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데스파이네는 결국 7회까지 개인 최다인 125개의 공을 던지고 교체됐다.

    이강철 감독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데스파이네를 어르고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kt 데스파이네
    kt 데스파이네 '여유만만'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3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말 경기를 마친 kt 투수 데스파이네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17 [email protected]

    이런 사연 탓에 KS 3차전 선발 등판을 앞둔 데스파이네는 선수단에 믿음을 주지 못했다.

    더군다나 데스파이네는 나흘 휴식 후 선발 등판을 고집하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지난달 29일 키움전을 마지막으로 긴 휴식을 취했던 데스파이네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S 3차전 두산과 경기를 통해 19일 만에 출격했다.

    등판 간격이 워낙 길었고, KS가 주는 중압감 때문에 적지 않은 이는 데스파이네를 불안하게 바라봤다.

    역투하는 kt 데스파이네
    역투하는 kt 데스파이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3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kt 선발투수 데스파이네가 역투하고 있다. 2021.11.17 [email protected]

    기우였다. 데스파이네는 침착하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최고의 역투를 펼쳤다.

    그는 2회 2사에서 양석환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을 뿐, 나머지 이닝에선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 154㎞의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으로 두산 선수들을 요리했다.

    야수들도 데스파이네를 도왔다.

    3루수 황재균은 6회 선두 타자 박계범의 강습 타구를 잘 잡아 아웃 카운트를 올렸고, 계속된 1사 1루에선 2루수 박경수가 박건우의 깊숙한 타구를 잡은 뒤 중심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정확히 2루로 송구해 주자 정수빈을 잡았다.

    야수들의 연이은 호수비에 더욱 힘을 낸 데스파이네는 첫 KS 무대에서 활짝 웃었다.

    그는 5⅔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으로 KS 데뷔전을 마쳤다.

    데스파이네는 KS 3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데스파이네가 평소답지 않게 차분하게 공을 던지더라. 순한 양 같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스파이네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플레이오프(PO)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를 해서 기회가 또 오면 뭔가를 보여줘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오늘 호투는 작년부터 준비했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윌리엄 쿠에바스(1차전 선발)와 소형준(2차전 선발)이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나 역시 내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특히 투수 중에선 연장자라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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